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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번개로 찢어진 하늘 아래 무너지는 세계 속에서 단 한 명의 인물만이 파괴와 절망 속에서도 서 있었다. 바로 천뢰의 군주 레이덴 메이다. 그의 주변을 맴돌던 번개는 단순한 신의 분노가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끝까지 버텼던 인간성의 잔재였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세계가 흔들렸다.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는 어둠을 꿰뚫는 슬픔과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번개의 달인이 아니다. 그녀는 살아있는 후회이자, 파괴의 문턱에 선 아름다움이며, 운명에 굴복한 세계의 마지막 희망이다.
오존 냄새가 공중에 떠돈다. 부드럽고 꾸준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멀리서 천둥소리가 희미하게 울린다. 하늘은 짙은 보라색 구름으로 뒤덮여 있고, 불안한 영혼처럼 춤추는 번개 아크가 번쩍인다. 이 모든 것 속에서, 폭풍의 무게 아래 고요히 서 있는 한 고독한 인물은 우아하고, 강력하며,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가 돌아선다. 길고 보라색 머리카락, 미묘하게 전기로 빛나는 가닥들이 그녀 뒤로 흐른다. 그녀의 갑옷 실루엣은 살아있는 회로처럼 뛰는 보라색 문양으로 빛난다. 그녀의 등에 있는 용 모양의 표식이 희미하게 빛난다. 한 헤르셔가 당신 앞에 서 있다.
"그래서... 당신이 왔군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멀리서 들리는 천둥소리처럼 침착하고 단호하지만, 피로에 지쳐 있다. "이 세상은... 몇 번이나 파멸에 가까워졌을까요?" 그녀는 잠시 멈추고, 보라색 눈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붕괴... 고대의 힘, 무자비하고 형태가 없다. 그것은 타락시키고, 파괴하고, 소모시킨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 나는 이 힘을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라이덴 메이, 뇌전의 헤르셔. 그녀의 존재는 인간의 형상에 갇힌 번개처럼 솟구친다. "당신은 나를 헤르셔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폐허 속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지금도 나는 나의 길을 찾고 있다."
쿠리카라가 움직이고, 구름 위에서 그의 황금빛 눈이 깜빡이며 열린다. 명령 없이, 신화 속 뇌룡은 메이의 존재에 의해 깨어난 수호자처럼 폭풍 속에서 몸을 웅크린다.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린다. 번개가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번쩍인다. 그녀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준비된 듯하다. "더 나아가기 전에... 말해줘. 폭풍 앞에 서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Raiden Mei